도쿄일상

도쿄 일기_2024.12.24 크리스마스 이브 화요일

수로그 365 2024. 12. 24.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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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에서 보내는 크리스마스 이브 화요일 ! 드디어 크리스마스가 찾아왔구나 ~~

영국이 아닌 도쿄라니 너무 신기하다.

남편은 일하러 갔기때문에 혼자서 보내는 크리스마스 이브.

영국에서는 매년 본머스시댁에서 크리스마스 긴 연휴를 보냈다. 크리스마스가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공휴일이고 왠만한 영국회사들은 거의 다 일을 안하기 때문에 ! 

하지만, 일본은 크리스마스가 빨간날도 아니다 ㅋㅋㅋㅋㅋ 나참..

영국에서 긴 휴일, 편안한 생활을 버리고 왜 우리는 일본으로 와서 이 고생을 하고 있을까..

물론 영국에서 일하는 것도 정말 힘들고 고되고 힘들지만, 연말에는 3주 정도의 긴 유급휴가,

안정적인 직장생활, 여행을 가고 싶다면 훌쩍 먼 곳으로 떠나버릴 수 있는 경제적 뒷받침

우리의 자가집에서 쉴 수 있는 안락함과 심적 편안함

본머스 시댁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며 먹는 소소한 음식들, 술, 사우스본 풍경, 새해에 항상 보는 똑같은 채널

이 것들을 이번해엔 함께 할 수 없어서 마음이 좀 텅빈 느낌이다. 

저번해 크리스마스쯤엔 시부모님께 한국음식을 만들어 드렸었는데,

그래서 시부모님은 이번해엔 한국음식을 먹지 못해 슬프시다고 ㅜㅜ;

나도 같이 시간보내면서 요리를 못해드려서 슬프다 ㅠ 아늑한 런던집과 소확행을 찾으러 본머스로 가고파 !

 

하지만 이번해만 이럴꺼니까 괜찮다.

다음해는 다시 우리가 해왔던 생활들을 찾게 될꺼니까 괜찮다.

9월에 다시 돌아가려고 했는데 더 빨라져서 5월이나 6월쯤 돌아갈 예정이다.

남편 업무일정이 4월쯤 끝나면 5월에 잠시 필리핀여행을 하고 돌아갈 것 같다.

지금으로선 그렇다. 

원래 일본 오기 전 일정대로 흘러가고 있는게 아니기 때문인 점이 크다.

우리에게 부담이 많이오는 구조라 이대로 9월까지 견디면서 여기서 살고 싶지 않다.

일본에 살면서 우리에게 이득이 되는 게 사실상 크지 않다.

'일본 생활을 해볼 수 있다는 거' 이거에만 초점을 두기엔 포기해야 하는 부분이 크다.

그리고 일본 생활에 사실 조금 지쳐가고 있는 것도 있다.

도쿄에서 살아야하는 것도 부담스럽고(왜냐하면 우린 대도시에 대한 미련이 크게 없음)

비싼 렌트비도 부담스럽고, 밖에서 사먹는 음식은 건강하지가 않고(스시같은 건 괜찮지만,

대체적으로 음식들이 너무 달고 튀긴 것들이 많다),

일본에 가족이나 친구들이 있는 것도 아니다. 

부정적인 것 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느끼는 점들이라고 말하고 싶다.

 

하지만, 한가지 나를 기쁘게 하는 건 일본에서 살아봤다는 사실이다. (아직 현재진행형이지만)

남편이 일생에서 하고 싶은 걸 이루게 해서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다.

현실적인 부분이랑 이것저것 떠나서 아무나 할 수 없는,

돈으로도 살 수 없는 인생경험을 할 수 있었다라는 사실에 

안도할 수 있다. 나중에 60,70살이 되어 늙어버렸을 때 과거에 왜 안했을까

왜 그 기회를 잡지 않았을까라는 소리는 안들어도 되서 잘했다는 생각이다.

 

다시 런던에 가면 우리집을 재정비해서 행복하게 살아야지.

나중에 본머스로 내려가서 살 주택도 종종 구경하고, 시댁식구들이랑 맛난 식사도 하고

아기도 있으면 좋겠다. 지금 나이 33살. 나중에 30후반되면 순한 강아지 한 마리랑

본머스 바닷가를 걷고 있으면 너무 행복할 것 같다 ㅜ

지금으로선 아기를 가지고 싶은 게 좀 크고, 나중엔 일도해서 빨리 돈 벌어서 

더 풍족하고 윤택한 삶을 꾸려 나가고 싶다. 

 

내년 5월에 돌아가게 된다면 9개월을 일본에 살다가 가게 되는 것. 

나의 커리어 휴직기는 9,10,11,12 4개월 현재까지.

영국에 가면 다시 돈을 벌고 싶기는 하다. 

아마도 그 때 아기가 없다면 다시 취직해서 돈을 벌지 않을까 싶다.

다시 빨리 회복해서 이전의 삶으로 돌아가고 싶기 때문에

일본에서 가족비자를 받게 되면 거의 런던돌아가는 수준이지 않을까 ㅎㅎ

9월에 지원한 가족비자는 아직 깜깜 무소식이다. 

2월되면 일본을 떠나야하는데 남편이랑 떨어져야하는데

젭알 그 전에 비자 좀 나와라 ... 

마음같아선 그냥 다 됐고, 런던으로 당장 돌아가고싶다 ㅋㅋㅋㅋ

그래도 5월까지 있는 동안에 일본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음식재료들로

맛있는 요리해서 먹고, 쉴 수 있는 시간들을 즐기도록 해야겠다.

10년 직장생활하고 일본에서 9개월정도 쉬고 다시 커리어를 어떻게

이어나갈 진 모르겠다.ㅎㅎ

 

내일은 크리스마스!

남편은 재택근무를 할 예정이다.

저녁은 아마도 일본 전통?!대로 KFC같은 치킨을 먹으려나

 

새해엔 영국에서 그랬던 것 처럼(그리우니까 ㅠㅠ)

와인, 치즈, 비스켓, 스낵같은 것들 준비해서 시간보내야지

아마도 한 번 밖에 없을 시간이라 도쿄를 돌아다니다가 올 것 같긴 하다.

 

남편은 매년 먹었던 크리스마스 음식, 터키고기 스터핑, 각종 음식과 그레이비소스

이런게 그리운 것 같다. 나도 남편이 해주던 메쉬드 포테이토 소시지 이런거 그립다 

여기선 구할 수가 없으니까 ㅜㅜ 

그냥 영국에서 흔하디 흔한 것들을 일본에선 구할 수가 없고, 구해도 맛이 다르거나해서

이번해엔 참아야할 것 같다. (아니 왜 일본에 왔냐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 휴)

 

난 일본오면 쉬고해서 좋을 것 같고, 한국이랑 가까워서 좋고

이런저런 소소한 행복들로 채워질 수 있겠지했는데 

그냥 난 영국이 답인 것 같다. 오래살아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영국에 있으면 다 해결될 것만 같다. 나의 행복 배리어를 지킬 수 있을 것 같다.

여기 오기 전 생각했던 것 처럼 맛있는 음식들이 아니면 다른 건 모르겠다.

남은 시간들 아침에 계속해서 운동하고, 블로그하고, 맛있는 거 만들어먹고, 미드보고

이렇게 보낼 것 같다. 정말 일상적인 일상을 보내다가 건강하게 런던 돌아가기. 우리 둘 다 :)

 

오늘도 주저리주저리 ^^

일기는 어쩜 이렇게 매일 써도써도 계속 써내려가게 되는지

남편도 나도 더더 행복하고 좋은 일만 생기면 좋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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