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을 보면 자존감이 높은 사람들이 있다. 본인의 부족함이나 부정적인 생각들도 숨기지 않고 공유하고 드러내는 사람들.
나 같은 경우 이게 참 어렵다. 나의 좋은 면과 진취적인 면만 보여줘야할 것 같고 괜히 나의 지극히 현실적인 생각들을 드러내면 괜히 질타받거나 평가받을 것 같다. 특히나 인스타그램이 발달해있고, 각종 SNS에 좋은 차, 좋은 집, 사회에서 정해진 바른길대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을이 우세인 세상이기 때문에 나약하거나 미천한? 면은 감추고 마치 항상 밝은 미래를 가진 사람처럼 보여야할 것 같다.
미래는 정해져있지 않다. 사람은 어떻게 될 지 모르고 한치 앞을 모른다. 하지만 사회는 좋은 길만 걸어가는 사람처럼 보이길 강요한다.

점심을 먹고 꽤나 오랫동안 구독해온 유튜버가 올린 영상을 봤다.
나오미 스마트라는 내 또래의 영국여자인데 본인의 vulnerability를 그대로 드러내며 본인의 현재상황과 관점을 공유했다.
이 유튜버는 꽤나 오랫동안 자신의 일상과 삶에 대한 관점 등을 공유해왔다.
생각의 힘이 참 큰 사람이면서도 내면이 튼튼한 사람같다. 본인이 현재 처한 환경에 대해 솔직하게 말을 한다.
32살임에도 결혼을 안한 싱글이며 애도 없고 집도 없는데 주변에는 많은 사람들이 이미 결혼을 했고, 아이가 이미 있고 둘째를 가지고 집도 있고 이미 그렇게 앞선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한다. 비교를 하는 건 좋지않고 각자 걸어가는 삶이 다른데 정해진 것 처럼 사는 삶에 대한 철학적인 시선도 가지고 있다.
이 유튜버는 평소 항상 운동을 하고 요가를 하고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장기간 거주를 했고 그러다보니 꽤나 철학적이다.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에 대한 감상, 세상의 이치에 대한 관망과 이해, 인간의 섭리 삶의 의미 이런 것들을 항상 몸에 베고 사는 것 같다.
지금은 할머니집에서 잠시동안 있고 새로운 거처를 마련해야하고 앞으로의 라이프가 어떻게 될 줄 모르고
본인은 이미 32살이고 이런저런 생각들을 말하며 vulnerability를 공유한다. 표정에서도 확신이 없는 앞날의 path에 대한 고민이 보인다.
이 유튜버는 주변에 본인 채널을 보는 지인들이 정말 많을 것이고 친구와 가족들도 다 볼텐데,
완벽만 추구하는 이 세상 sns의 컨텐츠속에서 이런면을 공유할 수 있다는 건 정말 쉽지 않다. 평가와 잣대를 견딜 수 있는 그녀의 내공이 보인다. 이런 불편함을 남에게 공유하지 못하는, 그럴 내공이 없는 나로서는 이런 태도가 부럽다. 삶에서 지나가는 확신없는 순간들도 사람들과 공유하고 그 마저도 객관화할 수 있는 힘. 자존감과 자기객관화가 잘 된 사람. 이런건 어떻게 배울 수 있는걸까.
나같은 경우 자기객관화가 잘 되어있지 않다.
친구나 지인이 거의 없다. 하지만 나의 vulnerability를 블로그나 사회에 공유한다면 뭔가 낙오자로 평가받을까봐 두렵다.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과정이고, 이 세상에 완벽해보여도 완벽한 사람은 없는데 vulnerability를 표현하는 방법을 학습하지 못한 것 같다.
그래서 항상 진취적인 면만 보여주고 좋은 내용만 공유하고 남보다 나은 삶을 사는 사람인냥 해왔을 수 있다.
나의 vulnerability뒤에 따라오는 성공과 희망만 보여주는 사회에 살면서, 이런 유튜버를 통해 이렇게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 되어야지하는 영감과 교훈을 얻는다.
오히려 완벽한 sns세상 속 이런 건강한 컨텐츠가 더 많아지면 좋겠다.